과학, 알고싶다(101) — 생활 속의 과학 – 주방에서의 과학: 인덕션과 전자레인지
인덕션
인생의 가장 큰 즐거움 중 하나는 요리이며, 주방 기기의 팬이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부엌 찬장과 서랍에는 많은 종류의 기구와 장치가 가득할 것인데, 최근에 등장한 것 중에서 가장 눈에 띄고 멋진 것은 인덕션(또는 인덕션 호브)일 것이다. 이것은, 그 표면이 눈에 보이는 특별한 장치가 없는 완전히 매끄러운 검은색 세라믹 시트이기 때문에, 가스레인지 등과 비교했을 때 ‘스타 트랙(Star Trek)’의 세계에서 보여지는 공상 과학 소설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냄비에 물을 넣고 인덕션의 다이얼을 돌리면 순간적으로 열이 발생하고 순식간에 물을 끓일 수 있다. 그런데 정말 놀라운 것은 끓는 물이 가득 찬 팬(또는 냄비)을 들어 올리고 인덕션에 손을 얹을 때이다. 손이 세라믹에 닿았을 때 고통의 비명을 지르지 않을 수 있고 팬(또는 냄비)이 인덕션 위에 아주 오랫동안 있지 않은 한 인덕션은 따뜻하지만 뜨겁지는 않다. 어떻게 자체가 뜨거워지지 않고서도 팬(또는 냄비)에 물을 끓일 수 있을까? 무엇이 이렇게 작동할 수 있게 만드는 것일까?
인덕션이 작동하게 되는 원리인 전자기 유도(electromagnetic induction)는 런던 왕립 연구소의 지하 실험실에서 일하던 마이클 패러데이(Michael Faraday)에 의해 1831년 8월 29일에 처음으로 발견되었다. 그는 친구에게 보낸 편지에서 이렇게 말했다. “내가 발견한 것이 좋은 듯 한데 정확하게 말하긴 어렵다. 내가 수고한 끝에 마침내 건져낼 수 있는 것은 물고기가 아니라 잡초일 수도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그것은 물고기 떼로 밝혀지게 된다.
마이클 패러데이가 비유적으로 포착한 것은 다음과 같다. 여러 가닥의 철사를 합쳐 꼬아 만든 와이어 근처에서 자석을 흔들면 와이어에 전류가 흐르고 중요하게도 그 반대도 마찬가지이다. 도선에 전류를 앞뒤로 흐르게 하면 도선 주위에 자기장이 생성된다. 이것이 사실상 전자기 유도에 대한 거의 모든 것이다.
그러나 그 결과는 매우 광범위하다.
납작한 와이어 코일을 잡고 이 와이어에 급속 교류를 가하는 경우를 생각해 보자. 전자기 유도에 따르면, 이와 같이 변화하는 전류의 흐름은 자기장을 생성하며, 와이어 코일 위에 강철과 같은 금속 덩어리를 올려 놓으면 교류 자기장에 의해 금속 덩어리에 전류가 흐른다. 이제 강철은 전기의 흐름에 저항을 받고 에너지의 일부가 열로 변하기 된다. 따라서 와이어 코일 자체가 가열되지 않더라도 와이어 코일에 올려져 있는 강철 덩어리가 가열되기 시작하는 것이다.
즉, 블랙 세라믹 시트 아래에 와이어 코일을 만들고, 팬(또는 냄비) 바닥에 강철 덩어리를 넣은 것이 바로 인덕션 작동 원리의 핵심인 것이다. 와이어 코일에 의해 생성되는 자기장은 세라믹 시트를 통해 작동한다. 참고로, 1973년에 웨스팅하우스 전기 회사(Westinghouse Electric Company)에서 개발한 최초 인덕션의 판매원들은 음식을 요리하면서 쿡탑 위에 여러 장의 신문지를 올려놓음으로써 구경꾼의 놀라움을 유도하기도 했다.
전자레인지
직육면체 모양의 전자레인지는 거의 모든 사람의 주방에 놓여 있다. 그런데 전자레인지 내부에서는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으며 실제로 어떻게 작동하는 것일까? 인터넷과 교과서를 검색하면 전자레인지가 음식의 내부에서 외부로 가열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마이크로파로 인해 물 분자가 공명하기 때문이라는 내용도 간혹 있다. 그런데, 이것은 거의 사실이지만 아주 정확한 것은 아니다.
1945년에 퍼시 스펜서(Percy Spencer)라는 사람은 마이크로파 송신기와 관련된 미국의 군사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었다. 안전에 관한 규정이 오늘날과는 달랐던 당시, 퍼시 스펜서가 차폐되지 않은 송신기 옆에 무심코 서 있을 때 그의 주머니에 있던 초콜릿 바(Hershey’s Mr Goodbar)가 녹아내렸다. 퍼시 스펜서는 그 당시 거의 깨닫지 못했지만 이것이 전자레인지 요리의 첫 번째 사례였다.
마이크로파 광선은 전자기 스펙트럼의 일부이다. 우리가 광선을 구분하는 기준은 파동의 봉우리 사이의 거리이다. 전자레인지에서 나오는 마이크로파의 경우 봉우리 사이의 거리는 12.2 cm인데, 가시광선의 경우는 이보다 약 200,000 배 작다.
이제, 마이크로파로 둘러싸인 분자를 가정해 볼 때, 이 분자의 한쪽 면이 다른 쪽보다 약간 더 양전하를 띠면 마이크로파의 전기장에 맞춰 정렬하려고 한다. 다시 말해서, 마이크로파의 전기장이 위아래로 움직이기 때문에 분자는 파동과 함께 공중제비를 하는 것과 같이 움직이게 된다. 결과적으로 마이크로파의 에너지 중 일부가 분자로 전달된다. 게다가 분자가 펄쩍펄쩍 뛰면서 주변의 다른 분자와 충돌하게 된다. 이러한 유형의 에너지 전달을 유전체 가열이라고 하며, 이름에서 알 수 있듯이 열을 발생시키는 방법이다.
위에서 언급된 이론적인 분자가 야채 수프이 담겨있는 그릇에 있는 물 분자라면, 그것은 전하의 고르지 못한 분포를 가지므로(즉, 극성 분자이므로) 마이크로파의 전기장에 따라서 공중제비를 하는 것과 같은 움직임을 보일 것이다. 곧 수프에 들어 있는 물 분자가 이리저리 움직이며 전자레인지로부터의 에너지를 흡수하여 주변에 전달하고 수프를 가열하게 되는 것이다.
그런데 마이크로파의 전기장에 의해 움직이는 것은 물만이 아니다. 지방과 설탕도 이것을 할 수 있다. 전하가 고르지 않은 것은 모두 뜨거워진다. 그릇(또는 접시)의 유약에 전하가 고르지 않은 분자가 포함되어 있다면 그릇(또는 접시)도 전자레인지에 의해 데워진다. 흥미롭게도 얼음 속의 물 분자는 그 움직임이 상대적으로 제한되기 때문에 공중제비를 하는 것과 같이 움직이기 어렵다. 이것이 냉동 식품을 전자레인지에서 해동하는 데 영원히 걸리는 것처럼 보이는 이유이다.
그리고 전자레인지는 다른 오븐과 마찬가지로 외부에서 내부로 요리하기는 하지만, 전자레인지는, 그 투과력으로 인해, 수프 또는 감자에 몇 센티미터 침투할 수 있다. 이것이 요리 시간을 단축시키는 것이다. 단순히 표면을 가열하고 열이 천천히 안쪽으로 전달되는 다른 오븐의 경우와는 달리, 열이 음식에 조금씩 더 깊게 주입되기 때문에 음식 가열이 빨리 시작된다. 또한 다른 오븐과는 달리 전자레인지의 경우에는 미리 데울 필요도 없다. 즉, 전자레인지의 경우에는 작동 즉시 가열을 시작하며 전자레인지 벽에 에너지가 손실되지 않는다. 이는 전자레인지 벽에 있는 금속판이 마이크로파 광선에 대한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하기 때문인데, 금속판은 마이크로파 광선을 반사함으로써 가열하려는 모든 물체로 되돌아간다.
이 모든 것을 종합하면 전자레인지를 이용할 경우 왜 빨리 요리가 되는지 알 수 있다.
퍼시 스펜서의 초콜릿 바가 주머니에서 녹은 지 60년이 넘었다. 그 이후로 전자레인지는 전 세계적으로 셀 수 없이 많은 요리를 요리하는 데 사용되었지만 전자레인지 자체는 여전히 다소 신비하고 오해를 불러일으키는 장치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