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 알고싶다(207) — 열역학 관련: 깁스의 열역학 1/3
통계열역학 또는 평형 통계역학은 미시적 입자의 역학적 성질을 확률적으로 다루어 압력, 열용량, 에너지, 엔트로피와 같은 거시적인 계의 열역학적 성질을 구하는 통계역학의 한 분야인데, 깁스가 볼츠만의 통계역학을 발판삼아 다소 모호하게 발전되어왔던 열역학을 통계열역학이라는 틀 속에서 수학적 체계로 이론화함으로써, 통계열역학은 확고한 귀납적 학문으로 확립되게 된다. 깁스가 열역학에서 이룬 업적은 맥스웰이 전자기학에서 이룬 업적이나 라플라스가 천체역학에서 이룬 업적에 비견될 만큼 그 이론적 구조가 완벽한 것으로 평가된다.
깁스는 1866년부터 3년동안 프랑스와 독일에서 수학과 물리학을 연구하면서 통계역학이 태동하는 것을 접했지만 볼츠만과는 일면식도 없었다. 독일에서는 키르히호프, 헬름홀츠 및 분젠의 연구실에서 분광학과 열역학 분야에서 이루어지고 있던 새로운 연구들을 경험했을 뿐이었다. 당시의 미국은 과학의 변방이었으며 유럽의 과학계와 소통하면서 서로 간에 학문적 자극을 주고받기가 쉽지 않았고, 또한 볼츠만을 공격했던 마흐의 철학이 미국에는 존재하지도 않았기 때문에, 깁스는 자신의 이론을 거침없이 개진할 수 있었고 반론의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있었을 것이다.
깁스는 1875년에서 1878년 사이에 코네티컷에서 발간하는 한 저널에 300여쪽에 달하는 열역학에 관한 그의 첫 번째 주요 논문 [불균일 물질의 평형에 관하여(On the Equilibrium of Heterogeneous Substances)]를 발표했다. 그는 이 논문에서 열역학과 관련된 대부분의 주제에 대해서 다루면서 거시적 관점에서 물질의 거동을 고려했는데, 헬름홀츠가 1882년에 <학술논총>에 발표한 두 편의 논문 [화학열역학 과정]과 함께 열역학의 역사에서 그 체계를 확립한 논문으로 꼽힌다. 깁스는 그의 논문 [불균일 물질의 평형에 관하여]에서 화학 포텐셜(chemical potential), 깁스 에너지, 위상에 관한 규칙(phase rule) 등 화학 평형 및 상 평형의 중요한 개념들을 다루었는데 흔히 뉴턴의 저서명을 본따 ‘열역학의 프린키피아’로 일컬어진다. 이 논문은 오스트발트가 1891년에 독일어로 그리고 르샤틀리에가 1899년에 불어로 번역함으로써 유럽에 알려지게 되었는데, 깁스는 미국의 과학자로서 유럽에서도 명성을 얻게 된 거의 최초의 인물이었다.
깁스의 통계열역학이 볼츠만의 통계역학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당시에는 통계역학이라는 말이 없었다. 깁스는 맥스웰과 볼츠만이 전개했던 주제들이 기체의 운동론, 즉 ‘kinetic theory’와는 달리 새로운 이름으로 불러야 마땅하다고 여겼다. 깁스가 1884년에 미국과학진흥회에서 [통계역학의 기본 법칙]을 발표하면서 새롭게 전개된 볼츠만의 이론적 체계를 이론물리학의 한 분야로서 ‘통계역학’이라는 말을 처음으로 사용했는데 여기에서 기본 법칙이란 곧 분포 법칙을 말하는 것이었다.
깁스는 자신이 이룬 열역학에 관한 이론적 성과를 1902년에 출판한 저서 [통계역학의 기본 원리(Elementary Principles in Statistical Mechanics)]에 집약했다. 여기서 통계역학의 원리로서 앙상블(ensemble) 개념을 도입했고 열역학적 성질을 구하는 수단으로서, 지난 글 등에서 살펴본, 분할 함수(partition function)를 정의했다.
또한 깁스는 죽기 직전에 매우 큰 자유도를 가진 시스템의 대규모 동작에 대한 기계적 분석인 통계역학에 관한 짧은 책을 출판했다. 이 책은 볼츠만과 거의 같은 내용을 다루고 있지만 페이지 수는 훨씬 적다. 볼츠만이 긴 글을 쓴 반면 깁스는 매우 압축된 스타일로 글을 썼다. 어느 쪽도 따라가기가 쉽지는 않지만 깁스는 주요 문제를 지적하는 습관이 있었는데 그 중 일부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논란의 여지가 많다.
깁스는 역학 법칙에 따라 움직이는 n개의 입자 샘플에 대한 해밀턴의 운동 방정식(깁스의 주장을 따르기 위해 해밀턴 역학을 이해할 필요까지는 없는데, 한 마디로 말하자면, 해밀톤의 해밀토니안(H, 엔탈피 H와, 그리고 볼츠만의 H-정리와는 다르다!)은 입자의 위치 에너지와 운동 에너지의 합과 같다고 생각하면 된다. 해밀턴의 방법에서 시스템은 좌표와 운동량의 함수로 취급되어 방정식에 현저한 단순성을 부여하기 때문에, 이 방정식에 의하면 뉴턴의 힘이라는 개념을 사용하지 않고도 물질의 운동을 기술할 수 있으며, 다양한 물리 현상을 위상 공간(phase space) 상의 상태라는 개념을 통해 간결하게 표현한다는 장점이 있다. 해밀턴의 운동 방정식에서의 상태를 구분하는 방식은 통계역학에서 앙상블을 정의하는데 응용되며, 양자 역학의 양자 상태도 해밀턴 운동 방정식의 응용이라고 볼 수 있다.)에 대한 논의로 앞에서 언급한 [통계역학의 기본 원리]를 시작했다. 이러한 시스템을 고려하는 한 가지 방법은, 지난 글(과학, 알고싶다(206))에서 살펴봤던 것과 마찬가지로, 위치 에너지를 각 입자의 좌표 함수로, 운동 에너지를 n개의 다른 속도 함수로 취하는 것이다(참고 – 점 입자의 동적 상태는 위치(세 가지 구성 요소가 있는 벡터)와 운동량(역시 세 가지 구성 요소가 있는 벡터로 표현할 수 있다.). 이 방법에 의하면, 시스템은 주어진 시간에 대한 n개의 서로 다른 위치 좌표 q1, q2, . . . qn 및 n개의 해당 운동량 p1, p2, . . . pn으로 표현된다(여기서 q와 p는, 친숙한 일상적인 3차원 xyz 공간의 직교 축과는 반드시 일치하지 않아도 되는, 일반 좌표 및 운동량이다. 일반화된 좌표 qi는 예를 들어 각도일 수 있으며 해당 모멘텀 pi는 각 모멘텀을 나타낸다. 이 경우 각속도를 증가시키기 위해 작용하는 일반화된 힘 Fi는 토크일 것이다.). 시간에 대한 이러한 변수의 미분 함수는 종종 시간에 대한 1차 미분 함수를 변수 위에 단일 점을 표시하는 ‘점 표기법’으로 표현할 수 있으므로, 즉 q(위에 점) = dq / dt이고, 따라서q(위에 점)은 속도 v를 나타낸다. 그리고, 일반화된 힘 F, 운동량 p, 좌표 q 및 속도가 반드시 직선으로 작용하지는 않지만 고정 질량 m의 입자에 대한 뉴턴의 법칙을 따른다. 즉, 운동량은 질량 × 속도(즉, mv를 의미하며 따라서 p = m q(위에 점)이 된다.)이며, 어떤 방향으로 힘이 가해지면 운동량은 같은 방향으로 증가한다(즉, F = dp / dt = p(위에 점)).
앞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해밀토니안 H는 q와 p의 함수이며 평형 상태의 시스템에서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시스템의 총 에너지 ε를 나타낸다. 그리고 에너지 ε는 각각 시간에 따라 변할 수 있는 운동 에너지(εp)와 위치 에너지(εq)로 구성된다. 즉, ε = εq + εp이고, 따라서 dε = dεq + dεp이다.
그런데, 모든 함수의 미분은 해당 함수의 각 변수에 대한 미분 함수로 표현할 수 있다. 즉, 이전 글(과학, 알고싶다(204))에서 살펴봤던 바와 같이, 두 변수 x와 y에 대한 함수 f가 있으면, df = (df / dx) dx + (df / dy) / dy이다. 따라서, εq는 좌표의 함수이고 εq는 좌표 및 운동량의 함수이므로 위치와 운동량이 각각 q1과 p1로 주어진 단일 입자가 있는 경우 dε = (dεq / dq1) dq1 + (dεp / dp1) dp1 + (dεp / dq1) dq1임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추론을 시스템에 n개의 입자가 있는 경우로 확장하면, 시스템의 전체 위치 및 운동 에너지의 변화는 각각의 개별 p 및 q의 변화를 반영해야 하기 때문에, 아래와 같은 식을 유도할 수 있다.
dε = (dεq / dq1) dq1 + · · · + (dεq / dqn) dqn + (dεp / dp1) dp1 + · · · + (dεq / dpn) dpn + (dεp / dq1) dq1 + · · · + (dεq / dqn) dqn
한편, 속도는 운동량에 따른 운동 에너지의 변화를 반영하기 때문에, v = d / dmv (mv2 / 2) 또는 qi(위에 점) = dεp / dpi이다.
공이 언덕을 굴러서 올라갈 때 운동량을 잃고 굴러서 내려갈 때 운동량을 얻는 것처럼, 입자의 운동량은 위치 에너지에 대한 공간의 위치에 따라 변하고 위치 에너지가 증가함에 따라 운동량은 작아진다. 운동량은 또한 일반화된 힘 Fi에 의해 미는 방향으로 증가할 것이다. 따라서 전체 운동량 변화는 위치 에너지와 힘의 효과를 모두 반영하기 때문에, pi(위에 점) = – dεp / dqi + Fi이다.
그런데, 물질의 운동 내내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 일정한 에너지를 가지는 시스템의 경우, 보존적이라고 할 수 있는 힘은 물질의 위치 에너지 증감률(gradient)로 인해 발생하므로, F1 = dεp / dq1, F2 = dεp / dq2, · · · 이다. 따라서 아래와 같은 식을 얻을 수 있다.
dε = – F1 dq1 – · · · – Fn dqn + q1(위에 점) dp1 + · · · + qn(위에 점) dpn – p1(위에 점) dq1 – · · · – pn(위에 점) dqn
dεq = – F1 dq1 – · · · – Fn dqn
dεp = q1(위에 점) dp1 + · · · + qn(위에 점) dpn – p1(위에 점) dq1 – · · · – pn(위에 점) dqn
그런데, 시스템의 에너지 ε가 일정한 조건에서는 식 F1 = dεp / dq1, F2 = dεp / dq2, · · ·은 전체 미분 dε는 완전 미분 방정식이고, εq는 운동량이나 속도가 아니라 좌표의 함수이므로 식 qi(위에 점) = dεp / dpi과 식 pi(위에 점) = – dεp / dqi + Fi에서 εp 대신에 총 에너지 ε로 쓸 수 있다. 따라서, 이 식들은 q1(위에 점) = dε / dp1, p1(위에 점) = – dε / dq1 + F1 등으로 표현할 수 있다.
한편, 위치 에너지 εq는 좌표 q1, q2, . . . qn 뿐만 아니라 외부 물체의 좌표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이러한 추가 변수를 a1, a2 등으로 표시하면 위치 에너지 미분의 전체 값은, dεq = – F1 dq1 – · · · – Fn dqn – A1 da1 – A2 da2 · · · 으로 표현된다(여기서 A1, A2 등은 외부 물체에 의해 시스템에 가해지는 일반화된 힘을 나타낸다.). 따라서, dε에 관한 위의 식은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dε = q1(위에 점) dp1 + · · · + qn(위에 점) dpn – F1 dq1 – · · · – Fn dqn – A1 da1 – A2 da2 · · ·
그런데, 이 방정식은 깁스의 간결한 표현으로 인해 그의 논문 두 번째 페이지에 등장한다! 그리고, 깁스의 엄청난 업적에 포함된 옥의 티 또는 그의 결정적인 오류 중 하나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깁스는 논문에서, “가장 일반적인 경우의 운동 에너지는 q를 포함하지만 a는 포함하지 않는 p(또는 q)의 2차 함수라는 것이 관찰될 것”이라고 했는데, 운동 에너지가 운동량의 2차 함수라는 가정은 고전 시스템에는 적용되지만 양자 역학적 시스템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안타깝게도 깁스는 분자의 열용량 결정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되는 양자 역학이 등장하기 전에 사망했다. 이원자 기체의 열용량은 1800년대 후반에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는데, 이를 설명할 수 없었던 깁스에게는 이것이 걱정거리였다. 오늘날 이것은 고전적 모델에 의해 예상되는 분자 내 진동(vibration)이 실제로 낮은 온도에서 발생하지 않을 수 있다는 사실에서 발생하는 것이라고 설명된다. 산소나 질소와 같은 이원자 기체 분자에 있는 화학 결합의 신축하는 진동은, 분자 내 진동과 관련하여 최저의 양자 상태를 유지하기 때문에, 즉 p(또는 q)에 대한 2차 함수로 행동하지 않기 때문에, 깁스가 믿었던 것과는 달리 저온에서는 열용량에 아무런 역할을 하지 않는다. 깁스 방정식의 예측과 실험 결과 사이의 이와 같은 현저한 불일치는 깁스가, 맥스웰, 볼츠만 그리고 아인슈타인이 그랬던 것처럼, 깁스가 자신의 아이디어를 어떤 특정 형태의 기계적 모델에 기반하여 구성하는 것을 왜 그렇게 꺼려했는지 설명한다.
[깁스의 위상 규칙(phase rule)]
시스템을 구성하는 움직이는 물질에 대한 각 변수의 값(p1, p2, . . . q1, q2, . . .)은 시스템의 위상(phase), 즉 입자와 운동량의 구성을 지정하게 되는데, 볼츠만은 표기법 pq를 사용하여 위상 공간(phase space)에서 단일 지점을 편리하게 지정했다. 즉, pq는 각각의 p와 q에 할당된 명확한 값으로 시스템의 미세 상태를 지정한다. 많은 다른 마이크로상태(microstate)는 거시상태(macrostate), 관찰된 압력, 시스템 전체의 부피 및 온도와 호환된다. 깁스는 열적 평형 상태에 있는 많은 수의 동일한 시스템에 대하여 앙상블(ensemble)의 개념을 도입했다. 시스템 내에서 움직이는 물질을 제외하면 각각의 마이크로상태에 대해 벽, 피스톤 등은 동시에 같은 위치에서 발견되므로, 위에서 얘기한 외부 좌표 ai는, 그 구체적인 위치는 시간에 따라 다를 수 있지만, 항상 동일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내부 좌표 pi와 qi는 매우 다를 수 있다. 깁스는 세 가지 유형의 앙상블을 만들었다. ‘마이크로 표준 앙상블(micro-canonical ensemble)’에서 시스템의 각 사본은 동일한 수의 입자 n과 에너지 E를 가진다. ‘표준 앙상블(canonical ensemble)’에서 시스템은 에너지를 교환할 수 있지만 물질은 교환할 수 없다. ‘그랜드 표준 앙상블(grand canonical ensemble)’에서는 둘 다 교환할 수 있다. 세 경우 모두, 그 각각의 경우에 각 시스템의 부피는 고정되어 있다.
참고로 깁스는 고려 중인 시스템의 단일한 예가 아니라 방대하고 본질적으로 무한한 수의 시스템을 고려했다. 이 시스템의 집합은 그 (원소) 수가 너무 많아서 서로 다른 p와 q의 가능한 모든 조합으로 표현된다. 시스템이 특정 속성을 가질 확률은 이 속성을 가진 앙상블의 마이크로상태 수를 앙상블의 총 마이크로상태 수로 나눈 값이다. 즉 확률(probability)의 개념이 사용된 것이다. 앙상블에서 마이크로상태를 선택하는 것은 항아리에서 특정 공을 선택하는 것과 완전히 유사하다.
깁스는 ‘마이크로 표준 앙상블’에서부터 그 논의를 시작했는데, 그는 각 좌표에 대해 p 및 q의 ‘주어진 한계’ 내에서 어느 순간에 속하는 시스템의 수를 고려했다. 깁스는 이 ‘주어진 한계’를 프라임(즉 ‘과 “)을 이용해서 표현했는데, 예를 들어 공간에서의 작은 영역에서 고려 중인 p1이 p1’과 p1” 사이에 놓이도록 했다. 그는 위상 공간 전체에 고르게 분포되어 있는 전체적으로 매우 많은 수의 시스템을 고려했으며, p1” − p1’ 값이 매우 작은 경우에도 D(p1” − p1’) · · · (pn” − pn’) (q1” − q1’) · · · (qn” − qn’) (여기서 D는 관련된 위상 공간 영역의 시스템 밀도이다.)로 각 좌표에 대해 ‘지정된 한계’ 내에 속하는 시스템의 수가 표현될 수 있도록 시스템의 밀도 D를 정의했다. 깁스는 (p1” − p1’) · · · (pn” − pn’) (q1” − q1’) · · · (qn” − qn’)의 적분값을 상의 확장(extension-in-phase)라고 했는데, (p1” − p1’) 등의 극한값은 위상 공간 내 부피 요소로서의 2n차원의 초공간(2n-dimensional hyperspace)에서의 입방체의 모서리로 생각할 수 있다. D는 p와 q의 함수이며 일반적으로 시간 t의 함수이기도 하다. 그리고 ‘지정된 한계’가 무한소(infinitesimal)로 간주되면 앙상블 내에 있는 시스템의 수는 D dp1 · · · dpn dq1 · · · dqn으로 표현된다고 한다.
위상 분포가 시간에 따라 변하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스템이 평형 상태에 있음을 의미한다. 평형 상태가 아닌 시스템에서 D가 시간에 따라 어떻게 변하는지 조사하려면 시간 dt 동안에 p1’와 p1”와 같은 임의의 ‘주어진 한계’ 사이의 각 좌표를 갖는 시스템 수의 증가를 계산해야 한다. 한계 p1’에서 dD / dt를 생각해 보자. dp1과 관련하여도 작은, 무한소의 시간 간격 dt 동안, 그 값이 처음에 (p1’ − p1(위에 점) dt)과 p1’ 사이에 놓여있는 p1 값을 가지는 시스템의 수는 dt라는 시간 간격이 지난 후에도 (‘주어진 한계’라는 제한에 의해) p1’와 p1” 사이의 값을 가질 것이다.
즉, 시간 간격 dt 동안, p1’이라는 한계를 가지는 매개변수 p1으로 고려 중인 위상 공간의 작은 부피 내에 있는 시스템 수의 증가를 D dp1(위에 점) dt · · · dpn dq1 · · · dqn로 표현할 수 있다(참고로 이 값은 p1(위에 점) 값에 따라 음수일 수도 있다.). 그리고 예를 들어 p1와 p2와 같은 둘 이상의 매개변수에 대한 한계를 통과하는 시스템의 수는, 이 숫자들에 대한 표현에 dt의 제곱(또는 더 높은 거듭제곱)이 포함되기 때문에, 그리고 dt가 아주 작기 때문에, 무시할 수 있을 정도로 작다. (p1’이 아니고) p1”이라는 한계에 대해서도, 식 D dp1(위에 점) dt · · · dpn dq1 · · · dqn과 비슷한 식을, dt동안 p1”의 한계 조건을 가지고 변하는 p1 값에 해당하는 시스템의 수에 대해서도 유도할 수 있는데, p1’와 비교되는 p1”에서는 D와 p1(위에 점) 값이 약간 다른 값을 가지게 된다. 따라서, 양 쪽의 한계(즉, 각각 p1’과 p1”이라는 한계) 내에 놓이게 되는 시스템의 수 증가는, 아래와 같이 두 식의 차이라고 할 수 있다.
d(D dp1(위에 점)) dt · · · dpn dq1 · · · dqn = (d (D dp1(위에 점)) / dp1) dp1 · · · dpn dq1 · · · dqn
비슷하게, 동일한 시간 간격 동안 ‘주어진 한계’ q1’ 및 q1”라는 조건을 가지는 다른 시스템을 생각할 수 있다. 따라서 q1 및 p1에 대한 제한이 있는 시스템 수의 감소는 아래와 같이 표현된다.
(d (D p1(위에 점)) / dp1 + d (D q1(위에 점)) / dq1) dp1 · · · dpn dq1 · · · dqn
그런데, 운동 방정식은 모든 좌표 및 관련 운동량에 대해 { dp1(위에 점) / dp1 + dq1(위에 점) / dq1 = 0}이므로, 위의 식은 아래와 같이 간략하게 표현된다.
((dD / dp1) p1(위에 점)) + (dD / dq1) q1(위에 점)) dp1 · · · dpn dq1 · · · dqn
따라서 모든 p와 q를 합산하면 시간 dt에 따른 ‘주어진 한계’ 내 시스템 수의 총 증가는 상수 p와 q에 대해 시간에 대한 D의 부분 미분(partial derivative) 함수이다.
(∂D / ∂t)p,q= – Σin [((dD / dp1) p1(위에 점)) + (dD / dq1) q1(위에 점)) dp1 · · · dpn dq1 · · · dqn]
그리고, 중요하게도, 평형 조건에서는 (∂D / ∂t)p,q= 0이므로, Σin [((dD / dp1) p1(위에 점)) + (dD / dq1) q1(위에 점)) dp1 · · · dpn dq1 · · · dqn] = 0이다.
즉, 일단 평형에 도달하면 외부 힘이 변하지 않는 한 위상 내 밀도(density-in-phase)는 더 이상 변하지 않고 위상 분포)distribution of phase)는 고정된다. D를 상수로 취급될 수 있는 위상 공간의 작은 영역에 대해 그 적분값 ∫ · · · ∫ dp1 · · · dpn dq1 · · · dqn 역시 일정해야 한다. 깁스 이것이 위상 확장 보존(conservation of extension-in-phase) 원칙에 대한 가장 간단한 설명일 수 있다며, “시스템의 앙상블에 대한 명시적인 참조가 포함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깁스의 앙상블에 대한 수학적 방법이 만들어졌기 때문에 이것은 의미 있는 발언이라고 할 수 있다. 모든 열적 평형 상태에서 고려 중인 시스템의 많은 복사본에 대한 이러한 설정은 매우 유용하기 때문이다. 깁스 이전에 맥스웰과 볼츠만 둘 모두 시스템에 대한 하나의 예와 그것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고려했는데, 특히 톨만과 슈뢰딩거와 같은 몇몇 과학자들은 이러한 접근 방식을 사용하는 볼츠만을 공격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남에 따라 하나의 시스템을 평균화하면 하나의 고정된 시간에 깁스의 앙상블을 평균화하는 것과 동일한 평균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은 오늘날 통계역학의 기본 가정이다. 열적 평형 상태에 대한 접근 방식의 차이는 아마도 19세기에 ‘확률’이라는 개념에 대한 이해 상태의 차이로 인해 비롯되었을 것이다. 깁스는 당시의 일반적인 의미에서의 확률이라는 개념을 빈도(frequency)로 사용했을 뿐이었다. 예를 들어 특정한 색상의 공에 대해서 여러가지 색의 공이 많이 들어있는 상자에서 임의로 하나를 무작위로 선택할 경우의 빈도와 같이, 확률은 빈도로만 해석될 수 있다는 것이 20세기까지 널리 퍼진 일반적인 믿음이었기 때문이었다. 볼츠만의 제자인 에렌페스츠는 확률에 대해 다소 제한적이면서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보이는데, 이러한 입장이 깁스의 연구에 대한 당시 과학자들의 견해에 큰 영향을 미쳤다. 확률에 대한 훨씬 더 넓은 의미의 해석은 20세기의 이른바 통계역학과 제인스의 연구를 통해 이루어지게 된다. 따라서 앙상블이라는 개념은 유용한 장치이긴 하지만 통계역학의 핵심 내용을 이해하기 위한 필수 개념은 결코 아니다. 깁스는 이것을 잘 알고 있었고, 그의 저서 [통계역학의 기본 원리] 1장에 확률에 대해 소개하면서 “… 시스템의 앙상블에 대한 참조(reference)를 피하려면, 시스템의 위상이 특정 시간에 특정 한계 내에 속할 확률이 다른 시간의 위상이 첫 번째에 해당하는 위상에 의해 제한되는 범위 내에 속할 확률과 같다는 것을 관찰해야 한다. 어느 쪽이 발생하기 위해서는 다른 쪽이 필요하다.”라고 썼다. 이 인용문은 깁스의 글쓰기 스타일과 그가 단일 시스템의 시간에 따른 변화를 앙상블이라는 개념과 정확히 동일하다고 간주했다는 사실을 모두 보여준다.
한편 톨만은 시스템의 단일 예에 대한 시간 평균이 일부 물리적 속성의 앙상블 평균과 동일하다는 깁스의 견해를 공격했는데, 그러한 속성의 실제 실험적 결정은 정확히 단일 시스템에서 가져온 시간 평균이기 때문에 이와 같은 반대는 다소 이상해 보인다. 사실 톨만은 볼츠만의 견해가 아니라 에렌페스츠가 묘사한 “에르고딕 가설(ergodic hypothesis)“을 공격했던 것이다.
다시 깁스의 위상 이론으로 돌아오면, 깁스는 주로 평형 상태의 시스템에 관심이 있었고 시간에 따른 또는 좌표의 변화에 따른 위상 확장(extension-in-phase)의 불변성에 대한 몇 가지 사례에 대해서 논했다(이전 글에서 살펴봤던 것처럼, 볼츠만은 시스템이 비평형 상태에서 평형 상태로 변화하는 것에 더 흥미를 느꼈다.). 깁스는 위상의 확률(probability of phase)을 고려했는데, 그의 추론에서 시스템의 가장 작은 위상 공간이라 하더라도 그 시스템의 수가 매우 크다는 점이 강조된다(D 및 시스템의 총 수 N은 본질적으로 무한하다.). 그렇지만 무한인 D와 N 사이의 비율 P = D / N는 유한 수(finite number)일 수 있다. 앙상블 내의 특정 시스템이, 위상 공간의 부피를 정의하는 특정한 ‘주어진 한계’ 내에 있을 확률은 다음과 같이 주어진다.
∫ · · · ∫ P dp1 · · · dpn dq1 · · · dqn
(여기서 적분은 ‘주어진 한계’에 대해 이루어진다.)
그리고 모든 확률의 합은 정확히 1이어야 하므로 모든 위상 공간에 대한 적분식 ∫ · · · ∫all phase space P dp1 · · · dpn dq1 · · · dqn 의 값은 1이다.
따라서 확률 P가 바로 정규화된(normalized) 밀도 D이다(참고로, 톨만은 이를 ρ로 나타낸다.). 그리고 위상 공간에서 위치 pq에 따라 변하는 기계적 양은 위상 공간에 대해 적분함으로써 ‘예상 값(expected value)’을 가지게 되는데 톨만의 ρ로 가중치를 부여할 수 있다. 따라서 예를 들어 위상 공간 내 위치 pq에서 시스템의 에너지를 E(p, q)라고 한다면, 시스템의 전체 예상 에너지 Eaverage는 ∫ · · · ∫all phase space (E(p, q) ρ) dp1 · · · dpn dq1 · · · dqn이다.